삶 자체가 증거가 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자기를 사는, 닮고싶은 어른들의 삶. 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을 엮은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입니다. 16명의 어른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냈습니다. 김지수 작가는 과연 어른들과의 대화 속에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였을까? 어르신들의 삶은 그 자체가 지나온 과거이고, 역사이기 때문에 우린 어른들의 말을 쉽게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혐노(嫌老)' 현상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박중훈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노인을 무시하지 마라,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결국 젊은 사람도 언젠간 노인이 되고 지금이야 꼰대 욕을 하면서,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하지만 그건 그때가 되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겠죠? 여하튼 젊은 사람들의 혐노 현상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공경과 경로 사상이 후퇴한 요즘을 보면 안타까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차에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란 책을 알게 되었고, 어른들의 삶과 지혜와 경험과 그 역사가 담겨 있을 것 같단 기대감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앱 '리더스'에서 불클럽 모집 중에 선택한 책이기도 합니다.
총 16명의 어르신들과의 대화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터뷰집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순재나 윤여정은 물론, 일본인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 디자이너 노라노,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요리 블로거 정성기,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일본인 디자이너 하라 켄야, 재독 화가 노인님, 기업가이자 목회자 하형록, 미술사학자 유홍준, 시인 이성복,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송승환, 철학자 김형석, 노인의학자 마크 E. 윌리엄스. 사회 각계 각 분야에서 오래도록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이 책의 추천사를 아래와 같이 쓰고 있습니다.
" (…) 그가 이번에는 한 분야의 거장들을 만났고,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물었다. 책을 읽다 저절로 정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수십 년 무게의 내공을 바로 앞에서 접하는 것 처럼 너무나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였다. 상대를 마냥 미화하거나 그의 말에 무조건 맞장구치지 않고, 따져 볼 것은 따지고 캐물을 것은 캐묻는 데서 인터뷰어의 내공도 느낀다. 내공 있는 사람들이 만나면 이런 충만한 대화를 나누는구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
어정쩡한 제가 쓰는 글보다 타인의 글을 인용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매일매일 벌어지는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수고스럽겠지만 그냥 받아들이세요. 날씨처럼요."
비슷하게도 같이 일하는 선배의 친구분께서도 이런 얘길 한다고 합니다. 만약에 오늘 내가 혼이 난다면, 그저 난 오늘 혼나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이 또한 별것 아니거나 우스워보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노년의 내 모습을 어떻게 가꾸어야할까 등등의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16명의 어른들이 지혜를 나눠주고 보태줄 것입니다.
제목 :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저자 : 김지수
발행일 : 2020년 4월 30일(1핀 10쇄/2018.11.30 1판 1쇄)
출판사 : 도서출판 어떤책
가격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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